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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글들

그림자살인, 잘 비벼지지 못한 비빔밥같은 영화

by Bestmind 2009.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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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이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성인연기자로의 성장세가 뚜렷한 류덕환과 함께 탐정과 의생, 얼핏 어울리지 않는 콤비로 말이다. 구한말 시대에 사립 탐정과 의학도가 만나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펼치는 탐정추리극~~!!
이 부연설명만 들어도 무언가 대단한 느낌이 온다.
황정민 탐정과 류덕환의 콤비플레이가 얼마나 흥미로울지 기대하며 친구와 함께
'그림자살인'을 보았다.


아아 포스터에서 보이듯 엄지원도 황정민, 류덕환과 같이 나온다. 알수없는 정체의 여류발명가 이자 조력자로 말이다.
잠깐, 탐정과 의사라 할수있는 의학도가 콤비로 나온다는 말을 듣고 '셜록 홈즈'를 떠올린 사람들이 많을것이다.
탐정추리극을 전면에 내세운 추리영화 답게 컨셉을 '셜록 홈즈'에서 따온듯 했다. 시대적배경을 구한말로 설정한 이유는 '그림자살인'이 '한국판 셜록 홈즈'를 표방한 탓이 아닐까??


모든 영화에서는 사건이 우연적으로 시작된다. 물론 우연적요소가 배제된 영화도 있지만.
'그림자살인'도 사건이 우연적으로 발생한다. 사람의 시체를 몰래 야산에서 주워다 해부실습이나 혈관 공부를 하던
의생 광수는 자신이 의학공부를 위해 주워온 시체가 정부고위관리의 아들인것을 알고 자신이 누명을 쓸까봐 안절부절 못하던 차에 , 주로 바람난 여자들의 꼬리를 밟아 돈을 챙기는 사립탐정 진호를 우연히 찾아가게 된다.
('그림자살인'은 주인공 이름이 '홍진호'라는 점때문에 홍역아닌 홍역을 치루고 있다.)
이유는 인터넷 검색~~!!


조금은 더럽게 돈을 벌던 탐정 진호는 광수한테 살인사건의 누명을 벗겨달라는 소리를 듣고 발을 빼려고 하지만 현상금을 넉넉히 준다는 말을 듣고는 광수와 함께 콤비를 이루어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나선다.


여기에 여류발명가 순덕도 이들을 도와주기로 한다. 이거 뭔가 또 어디서 많이 보았던 설정이다.
탐정을 도와주는 발명가라...브라운 박사님??...순덕은 전부터 진호와 알던 사이로 나오는데 진호가 바람난 여자들의 사진을 찍을때 사용하는 도구들도 순덕이 만들어 준것이다. 뭐 설정은 이리저리서 빌려온게 틀림없다.


아 맞다 오달수도 같이 출연하고 있다. 주요 인물중에 하나로 나오고 있다. 사건발단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정도??..

사건을 수사하던중 또 한명의 정부고위관직자가 살해당하고, 진호와 광수는 이들의 연관고리를 찾아 범인의 범위를 점점 좁혀간다. 그러던 와중에 로야스 써커스라는 써커스단에 주목하게 되는데...

영화리뷰라 써놓고, 결말까지 미리 다 주저리주저리 쓰면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으니 내용소개는 이쯤 하겠다.

영화는 초반부터 긴장감을 주기위해 구한말시대 시장통을 가로지르는 다이나믹한 추격전을 보여준다. 이제 막 수사를 시작한 진호와 광수는, 자신들의 뒤를 밟는 자를 추격하지만 놓치고 만다. 사실 이 추격전에서 진호와 광수가 쫓는 사람의 정체는 영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영화를 다 보고 '대체 왜 이 장면을 삽입한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격자'에서처럼 아주 긴박한 긴장감도 없었다.

내 생각은 이 '그림자살인'은 무언가 이것저것 많이 보여주려고 했던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초반에 나름 다이나믹한 추격전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사실 다이나믹하지는 않았다. 쫓기는 자는 요리조리 아주 유연하게 점프를 하며 건물과 건물사이로 도망을 가지만, 진호는 도망예측경로를 미리 파악하였다.  

영화전체의 흐름이 이 초반 추격전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영화에서 잘 보이지 않던 탐정 캐릭터와 '셜록 홈즈'를 떠올리게 하는 의사 콤비, 여류발명가, 영화 중,후반부를 차지하는 서커스장면까지 이래저래 재밌고 흥미로운 설정등을 펼쳐놓았지만 설정 하나하나의 깊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림자살인'이라는 제목은 반전이라면 나름 반전일텐데 영화속에서 반전에 대한 암시가 너무 많이 나와서 허무하게 반전을 미리 파악할수 있었다. 그리고 반전도 종반부가 아닌 시점에서 밝혀지게 된다. '그림자살인'을 제목으로 정했으면 반전을 조금 더 비중있게 다뤘어야 되지 않았을까?? 또한 영화 종반부는 부패된 사회를 비판하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데 너무 대충 마무리가 되었다.

영화 초반부에 '셜록 홈즈'를 생각했고 중후반부에 '프레스티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종반부에는 '쏘우'를 떠올렸다.

'그림자살인'은 오락영화로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갖가지 재밌는 설정등과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뭐랄까...잘 비벼지고 버무려지지 않은 비빔밥같은 영화라고나 할까??

비빔밥을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은 맛있다고 먹겠지만
비빔밥을 여러번 먹어본 사람들은 밥과 야채,나물들이 잘 비벼지지 않아서 맛이 개운치 못할 것이다.

내가 느낀 '그림자살인'은 뭔가 부족한 비빔밥같은 영화였다.

그림자살인
감독 박대민 (2009 / 한국)
출연 황정민, 류덕환, 엄지원, 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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